2020년에는 온라인으로 어떤 물건들을 샀을까?
한국에서는 제주도에서 지냈던지라 배송 문제 때문에 온라인 쇼핑을 잘 하지 않는 편이었다. 물건을 사서 바로 만져볼 수 있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택배로 하는 반품도 불안하니까. 캐나다에 와서는 제주도보다 온라인 쇼핑 택배가 느린 편이고 반품은 쉽지만 직접 캐나다포스트까지 가야하는게 불편해서 안 살수 있는 건 안 사고 버티고, 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건 오프라인으로 구매하는 편이지만 종종 온라인 몰을 이용해야만 하는 순간이 있다.
한국은 네이버 쇼핑, 쿠팡, 옥션, 어쩌구, 저쩌구, 등등.. 온라인 쇼핑몰이 매우 다양한데, 나는 그 중에 특정 업체 두 곳만 골라서 이용하곤 했다. 나중에 내가 어떤 걸 샀는지 리뷰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캐나다에 와서는 온라인 몰 옵션이 줄어서 반 강제적으로 몇 군데만 이용하게 되었다.
가장 자주 쓰는 곳은 아무래도 Amazon. 학생은 Prime 멤버쉽을 6개월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이번에 주로 사용하는 이메일을 바꾸게 되어서 새로운 계정으로 로그인 했더니 또 다시 학생 멤버쉽 6개월 무료를 제공 받았다. 매년 제공해주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 다음으로 이용하는 곳은 Ali Express. 배송이 몇 달씩 걸리는, 주문하고 잊고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는 중국 웹사이트인데 몇몇 아이템들을 이 곳에서 구매하는 게 터무니없이 싸다. 특히 USB 케이블 같은 경우는 싸고 저렴한걸 여러개 사두고 고장날때마다 교체해서 쓰는 편이다. 몇년 전부터는 되도록 USB케이블을 제외한 것을 구매하지 않기로 했었다. 막상 구매하고 나면 그렇게까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
이번 년도에 특별히 이용했던 Canada Computers. 오프라인 매장이 있지만 온라인으로 모니터 하나만 구매했었다. 배송이 꽤 빠른편이었고 캐나다 컴퓨터 항목으로는 가장 유명해서 그런지 옵션도 많고 할인도 자주 하는 것처럼 보였다. (모니터를 구매하자마자 이틀 뒤 40불이었나, 할인을 하고 있었다...)
2020년을 마무리하는 기념으로 나는 온라인에서 어떤 물건들을 샀는지, 후기와 함께 리뷰해보려고 한다.
Amazon
뉴질랜드에서 반년 정도 지내면서 우산을 안쓰고 그냥 맞거나 후드를 쓰게 되었는데 무겁고 공간 차지하는 우산을 사는 것보다는 가방 안에 잘 접어둔 커버를 가방에만 씌우는 게 나을 것 같아서 하나 샀다. 학창 시절에 가방 안의 교과서가 젖어서 열심히 필기했던 것들이 날아간 경험이 있어서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 게 싫기도 했고. 막상 사고나니 눈 혹은 비가 오는 날 가방을 메고 나가는 일이 없어서 몇 번 못 썼다.
샤워를 하고 나서 수건으로 닦아도 축축한 발을 실내화에 닿는 게 싫어서, 세탁할 수 있는 실내화를 찾았는데 세탁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다^^. 어쩌지 고민하다가 귀찮게 반품하는 것보다 손님들 오면 손님용으로 내와야지, 라는 생각에 그냥 갖고 있었는데 반품을 할 걸 그랬다.
샤워가운 최고! 2020년 산 물건들 중 제일 잘 산 물건 중 하나에 드는 듯. 단점은 너무 길어서 거의 발목까지 오는 것? 조심해서 입으면 질질 끌 일이 없지만 살짝 짧은 길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일반 샤워가운보다 플러피해서 수분 흡수는 잘 안되는데, 어차피 물기가 다 안 닦인 상태에서 바디 로션을 바르는 게 좋아서 잘 쓰고 있다.
캐나다에 와서 처음으로 산 베개를 건조기에 한번 돌렸더니 망가졌다. 베개 퀄리티를 따지는 편은 아니라서 그냥 쓰고 있었는데 노트북만 붙잡고 공부를 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니 목이 불편한 것 같아서 샀다. 망가진 베개나 이거나 나한텐 똑같이 느껴져서 그날 기분 따라 베고 있다.
플랫에서 기본으로 제공해주는 의자는 오래 앉기에는 너무 불편해서 고민하다가, 친구 집에서 한 번 앉아보고 샀다. 분명히 친구 집에서 샀을 때는 삐걱거리는 소리가 크지 않았는데, 내꺼는 앉을 때마다 간혹 삐걱거리는 소리가 매우 크게 난다. 조립을 잘못했다기 보다는 애초에 불량품이 온 듯. 불량품인 줄 모르고 쓰다가 얼마 전 또 다른 친구 집에서 같은 모델을 앉아보고 내 의자가 불량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억울해... 약간 처치 곤란한 상태.
코로나 바이러스가 캐나다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하고, 나는 마스크가 없고, 한국에서 보내주기로 했는데 8개였나? 그렇게만 보낼 수 있고... 그래서 산 면 마스크. 값 싼 면 마스크 퀄리티였고, 서양인 얼굴형에 맞췄는지 코 부분이 많이 여유로웠다. 이 후에 마스크를 한국에서 많이 받기도 했고, 코스트코 덴탈 마스크도 있고. 운동할때 일회용 쓰는게 아까워서 몇 번 쓴 정도? 애초에 한 달 평균 외출 횟수가 5번도 채 되지 않기 때문에 마스크 쓸일이 없다. 작년 상반기에 받은 마스크가 아직도 한가득임.
휴대폰을 멀리하고자 산 시계. 배터리 부분이 금새 고장나서 (애초에 불량품이 온듯) 지금은 사용하고 있지 않다. 버릴 예정... (아까워)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없어서 열심히 찾다가 산 건데 알고보니까 친언니가 산 거랑 똑같더라...! 깜짝 놀랐음ㅎㅎ
샀다가 반품했던 캐비넷. 친구 집에서 보고 따라 샀는데, 내 방에서 보니까 별로라서 결국 반품했다. 조립도 너무 어려웠고.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노트북 케이블을 잃어버렸다. 새로 샀는데 전에 쓰던 것보다 길이가 훨씬 길다. (그래서 선 정리하기 불편함)
한달 넘게 집에서만 생활하다보니 자세 교정이 필요할 것 같아서 샀다. 자주 쓰지 않음... 생각난 김에 앞으로는 좀 써야지.
모니터를 하나 더 사서 쓰고 있었는데, 노트북 키보드를 보면서 다른 쪽 화면을 보려고 고개를 늘 돌리고 있다보니 목이 너무 아파서 키보드를 샀다. 마음에 드는데, 사고 얼마 안되서 게임에 빠져서, 좀 더 좋은 걸 살 걸 그랬나 살짝 후회 중이다. 키보드를 사용하기 위해 키보드&마우스 손목 받침대도 구매해야했다. 구매하면서 자세 교정을 위해 허리 쿠션도 구매했는데 잘 쓰고 있다.
내 랩탑은 팬 돌아가는 소리가 우렁차서 마이크 품질이 늘 안좋았는데, 튜터로 일하게 되고 코업 인터뷰도 여러개 보게 되면서 결국엔 헤드셋을 구매했다. 2020년 제일 잘 산 물건 중 하나. 헤드셋을 하기 싫었던 이유가, 한국에서 쓰던 헤드셋은 늘 무겁고, 머리가 아팠는데 얘는 가볍다. 무선인 것도 너무 좋다. 음질은 애초에 그리 신경쓰지 않는 편이라 그 쪽으로는 잘 모르겠다.
Ali Express
영양제를 챙겨먹기 시작하면서 구매한 필케이스. 오른쪽 사진과 같이 3일치 혹은 하루 아침 점심 저녁 약을 구분해서 담을 수 있는 걸로 샀는데, 지금은 친구에게 받은 일주일 필케이스를 쓰고 있다. 앞으로 쓸 일 없어보이지만 혹시 짧은 여행이나 외출할때 필요할 일 있을까봐 버리진 않고 보관 중.
줄자. 침대 옆에 둘 선반을 사려는데 줄자가 없어서 주문했었음. 막상 지금은 친구가 준 선반을 쓰고 있다.
베이킹에 빠져서 샀는데... 괜히 샀다 싶다. 물건 갯수를 줄이려고 하나 가지고 여러단위를 측정할 수 있는 걸 샀는데, 차라리 단위 별로 스푼이 달려있는 걸 살 걸 그랬다. 그럼 분해해서 설탕 통, 커피 통 등등 담아놓고 쓸 수 있었을 텐데.
한번 끼워서 쓰고 빼낼 수가 없어서 버렸다.
Canada Computers
2020년 제일 잘 산 물건 중 하나. 덕분에 온라인 수업을 잘 들을 수 있었다. 지금은 프로그램 호환성 문제로 넣어놨는데, 나중에 PC 조립하고 나서 쓸 생각.
Amazon $400.35
Ali Express $8.95
Canada Computers $169.99
이렇게 총 $579.29를 온라인으로 소비했다.
온라인 쇼핑 내역을 리뷰하면서 느낀 점은 생각보다 필요 없고, 자주 쓰지 않는 물건들을 많이 샀다는 것.
그나마 재작년부터 Ali Express를 덜 이용하게 되어서 다행이다. 많이 줄인 것들 중에도 쓸모 없는 것들이 많아서 내년부터는 아예 이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상품 구매 후 시간이 지난 뒤에 리뷰를 하다보면 왜 저걸 사기로 했었지? 근데 왜 쓸모가 없어졌을까? 지금은 얼마나 사용하고 있지? 와 같은 생각을 한다. 그때 산 물건들의 지금 행방을 떠올리면 물건 구매할 때 조금 더 신중해져야겠다고 다짐한다.
잘 쓰다가 쓸모 없어진 물건들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는데, 애초에 쓸모 없는 물건은 사고 나서 시간이 지날수록 늘 부담스럽고 고민만 늘어난다. 묵혀둔 물건을 꺼내서 어떻게든 쓰려고 노력하거나 아니면 아예 버리거나. 둘 다 하고 싶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쇼핑 기록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